라이프로그


박진영과, 그 외 trifles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쓰는 듯)

그 동안 세상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리고 그 동안 나 역시 많은 생각들을 하였으며,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세상은 크게 바뀐 게 없다(바뀌는 걸 원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늘 박진영 씨가 나오는 <라디오 스타>를 봤는데, 새삼스럽겠지만, 정말 멋있는 사람이란 걸 느꼈다.

물론 혹자는 질문할 지도 모르겠다. "그래봤자 소속 연예인들과는 갑-을 관계 아닌가?"

갑-을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는 없다. 그걸 원하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들이 그 개혁을 위해 권력을 준 사람들은 결국은 그 개혁을 완수하지 못했고, 심지어 자본주의(혹은 민주주의)만큼도 이루지 못했다. 지금 북한처럼...

마주하기 어려운 관계란 건 어떤 이념 공동체를 떠나서 당연히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물론 우리는 영원히 살 수 없지만,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계속해서 춤을 춰야하는 것처럼, '현실적으로' 그것이 이뤄진 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뜻있는 자들은 노력해야 하는 건 맞다.)

박진영은 그런 인간'인 것 같다.' '나름대로' 자유롭게 그리고 평등하게 살려고 하는 게 보인다. 그걸 맞다고 생각하면서 사는 것처럼 보인다. 존경스럽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내 인생이 굉장히 덧없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무엇을 위해 그리고 무엇을 하기 위해 사는지...

며칠 맞은 편 동의 어떤 할아버지가 자살했다. 이사온 지 1달쯤, 그 사람의 아내는 치매로 입원한 지 2년이 되었다고 한다. 이사에 대한 수속은 그 할아버지의 자녀(딸)가 전담했고, 토요일 오후 3~4시경에 그 일은 일어났다. 그리고 몇 분 뒤, 앰뷸런스의 경고음이 들렸고, 그 (죽은) 할아버지에겐 특별한 외상은 없었으며, 불과 5~10분 만에 '치워졌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70대 그 할아버지의 흔적은 적어도 타인에게 보이는 면에 있어건 그렇게 '빨리' 지워진 것이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 전체는 여느때처럼 조용했다. 주말 오후였지만(평일 오후도 마찬가지겠지), 나다니는 사람은 없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나는 이틀에 한 번씩 2시간 정도를 걷는다. 그 사이 5분 정도 스트레칭과 팔굽혀펴기(40회)를 한다. 그러면서 많은 생각을 하는데,

신현기란 친구가 얼마 전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간접적으로 들었다.

그 친구는 2~3년 전쯤에 나에게 돈 좀 있는 사람을 소개해 달라는 연락을 했었다. 그 친구는 보험 관련 일을 한다.

나는 솔직하게 나는 내 주변에 돈 있는 사람이라곤 알지 못하고, 그런 것에 다리 역할을 해줄 수는 없다는 말을 하였다. 그게 연락의 끝이었다.

그런 그 친구가 결혼을 했단다.

그 친구하고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언젠가 시간이 흐른 후 겨우 연락이 닿았을 때,

그 상황에서 그 친구가 했던 말을 그냥 지나쳤던 기억이 난다.

나름대로는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한 말이기도 하지만, 꽤 논리적인 답변이었을 것이다. 그 친구는 거기에 납득한 것처럼 보였다. 본인도 자세히 기억은 안 났었겠지만, 내 기억엔 그 친구의 기억이 옳았다.

나와 내 친구들은 그 친구 어머님의 장례식 때(우리 모두가 21살 때쯤이었다) 장례식장에서 웃음꽃을 피웠다. 그렇게 친했던 애들이 오랜만에 만났었으니... 더구나 나는 그 장소에 당시 내 여자친구까지 오게 했었다. 물론 여기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결과적으론 그랬다. 더구나 그 여자친구와 어머니가 돌아가진 그 친구를 인사까지 시켰다.

우리 모두가 어렸다. 그래서 적어도 둘(나와 내 여자친구)은 그 상황의 어이없음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에 결혼식을 한, 현기를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 비록 그 친구는 그걸 원하지 않겠지만, 나는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싶다. 친구야, 너가 기억하는 게 맞다고. 그걸 내가 변명할 때가 기억이 나냐고, 나는 상식 선에서 대답했고 그래서 넌 납득했지만, 사실 네 기억이 옳다고. 그래서 더더욱 미안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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