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제18대 대선 후기 society

1. 총 투표율 75.8% 중 51.6%를 득표한 기호 1번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당선. 기호 2번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48.0%를 득표. 득표 차이는 1,080,496표(3.6%). 문 후보는 서울, 전북, 광주, 전남에서 승리. 서울에서 문 후보 51.4%, 박 후보 48.2%. 부산에서 박 후보 55.8%, 문 후보 43.9%. 대구에서 박 후보 80.1%, 문 후보 19.5%. 남성 유권자의 49.8%가 문 후보 선택, 여성 유권자의 51.1%가 박 후보 선택. 20대 65.8%가 문 후보, 50대 62.5%가 박 후보 선택. 50대 유권자의 투표율은 89.9%, 20대 유권자의 투표율은 65.2%.

2. 멘붕. 또 멘붕.

3. 승부를 갈랐다고 할 수 있는 요소는 두 가지. (1) 50대 유권자의 높은 투표율과 선택. (2) TK의 인구와 선택.

4. 문 후보는 부산에서 43.9%를 얻는 성과를 거둠. 40대 이하 유권자들을 중 투표자 다수는 문 후보를 선택. 유권자 수는 40대가 가장 많았지만, 40대와 수도권 민심을 얻는 후보가 이긴다는 대선 징크스가 무너졌다. 선거 후 식자들은 문 후보가 경기-인천 지역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또 50대가 생각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였기 때문에 패배한 것이라고 진단하는 분위기로 보인다.

5. 대선 이후 야권 지지자들의 멘탈이 붕괴된 듯하다. 멘탈 붕괴의 원인은 이길 줄 알았기 때문이라기보다, 패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경기-인천 지역의 민심과 50대의 높은 투표율에 대한 합리적 해석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니까, '애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라고 말하는 어느 지나가는 5-60대 아줌마의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에 대한 감조차 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대체 젊은 세대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6. 일부는 분노로 대응한다. 비정규직, 소득 하위 계층, 농업-임업 등 종사자들 다수가 박 후보를 선택했다는 것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돌아다니고, 복지 이슈에 강력한 적개감을 보여왔던 노년층에 대한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여론도 일고 있다. 누구는 앞으로 있을 휴가 때 절대 경상도 쪽으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을 했고, 경상도에서 나는 농산물도 먹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도 봤다. 또 일부는 재검표 주장도 하고 있다. 계급투표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판 가능하다고 보고, 또 영향력이 꽤 높은 집단에서 지역주의에 기반한 투표를 한 것도 비판 가능하지만, 또 정치병에 걸렸든 뭐든 자기만 괜찮다면 마음대로 선악을 나누고 그러는 것도 뭐 아무 상관도 힘도 없을 것이라고 보지만, 재검표 주장은 조금 황당하다. 근거가 너무 적은 것으로 느껴진다.

7. 언론에서 50대의 높은 투표율에 의미를 부여하며, 이를 기반으로 '세대 갈등' 이슈를 내세운다. 하지만 투표율이 높았다고 해서 다른 젊은 세대와 갈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본다. 만약 그들이 예를 들어 40대와 완전히 극단적으로 다른 선택을 압도적으로 보였다면 그 갈등의 충격적 정도를 확인할 수 있겠지만, 50대 투표자들 중 62.5%가 박 후보를 선택했다. 글쎄, 이게 그렇게 극단적인 편향이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원래 50대쯤 되면 보수적이잖어.

8. 50대의 높은 투표율에 비교하며 젊은 층, 특히 20대의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을 비난하는 여론도 일부 있다. 하지만 20대 투표율이 지난 선거보다 꽤 높았다면, 이 비난도 좀 가혹한 것 아닌가. 다들 할 만큼 했다고 본다. 적어도 '20대 개새끼론'이 떠돌 증가율은 아니었다고 본다. 그렇게 따지면 지금의 3-40대가 20대였을 때는 '더' 개새끼였다는 말인가. 언제까지 그럴 건가.

9. 박 후보 당선 이후 여러 명의 노동자가 죽음을 선택했다. 대선 다음 날부터 며칠 안에 죽은 것을 보면, 또 어떤 노동자의 유서엔 그녀의 이름도 들어가 있었던 걸 보면, 분명히 이번 대선의 결과가 그들의 죽음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일부 정치 평론가나 비평가들은 깨시민, 친노 그리고 민주당 세력의 노동에 대한 태도를 위선으로 파악하는 듯하지만, 대선 결과가 달랐다면 이들의 죽음도 조금은 미룰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우리 시대 진보 세력의 처지는 최소한 그 시간이라도 버는 것 아닐까. 그런 점에서 부르주아 정당과의 연대도 아주 조금이지만 중요한 필요가 있는 것 아닐까.

10. 세대, 지역 그리고 계급 별로 각자의 틀에서 다른 층에 있는 자들을 어떻게 파악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흔히 '이래서 진보(혹은 민주당)는 안 되는 거야'라는 조소가 돌아다니곤 하는데, 안 된다고 또 졌다고 옳다고 여기는 것을 하지 않아야 할 이유는 없다. 직업 정치인이 아니라면 굳이 표 계산에 부화뇌동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공지영이나 조국 등에게 그런 걸 요구하지 말아라. 그들은 정치인이 아니다. 그들을 추스려서 표 계산에 들어가야 하는 책임은 민주통합당 혹은 진보 정치 세력에게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직업 정치인이 아닌 이상, 졌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다. '진실이란 연착하는 열차.' 

11. 다만, 민통당이나 진보 정당 혹은 정치 세력에게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아직 설득되지 않은 50대와 TK를 향해야만 할 것이다. 깨놓고 말하면, 이번 대선에서 안철수가 단일 후보가 될 수 있었다면 완전히 다른 그림이 펼쳐졌을 것이다. 다만, 그의 문제는 '될 수 없었다'는 데 있었던 것이고...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