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요즘 나는 이래요. trifles

1. 솔직히 말하면 그런 방식의 투표 독려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 근본적으론 당연히 옳겠지만, 투표율에 따라 명암이 갈리는 이런 정치 지형에서 어느 쪽이 하면 가식적으로 보이고, 다른 쪽이 하면 없어 보인다. 옹졸한 생각이겠지만, 만약 내가 그걸로 이득보는 쪽의 입장이라면 때론 비참한 기분일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니까 그런 정치 회의주의자들은 그냥 그대로 놔두고 갈 길 가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뭐 투표율 높은 게 근본적으로 그리고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라면, 그들도 언젠간 그 점을 알게 되겠지. 물론 어린 시절의 교육도 필요하겠고. 또 요즘 그런 것들이 일종의 위로부터의 계몽 운동인 것 같아 거부감 드는 것도 사실이고...

2. 아마추어의 입장에서 본 이번 선거는 예전부터 그랬고 또 지금도 그랬고 2번 후보에게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이유는 대략 세 가지. (1) 수도권(특히 서울) 민심. 직선제 개헌 이후 서울 민심과 대통령이 달랐던 적이 없다. 경상남북도 인구가 많긴 하지만 수도권에 비할 바는 못되고, 지난 총선에서 확인된 수도권 민심은 2번 후보 쪽에 좀더 유리했던 것 같고, 통진당 변수가 사라지고 인물 중심의 선거인 대선에선 조금 더 유리한 상황이 조성된 것이라고 본다. (2) 여론조사. 언젠가부터 여론조사가 오차범위 내를 전혀 못 잡아내고 있다. 이른바 숨은 표라는 걸 전혀 잡고있지 못한다는 것인데, 군사정권 때부터 있었던 이런 숨은 표는 당연히 특정 당에겐 불리한 표다. 지난 대선에서 1번 후보가 가져간 표는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았고,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에서도 마찬가지... 물론 그 후 지속적으로 보완은 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의 오차는 안 나겠지만, 글쎄, 그래도 여론조사에서 이 정도의 박빙이 나오면 잘은 모르겠지만 거의 끝난 게임 같은데... (3) MB와 노무현. 사실 지금 1번 후보는 그 쪽 동네 대통령 후보 중 가장 안 좋은 상황을 짊어진 후보라고 본다. 반대 진영의 총력전으로 인해 아주 많은 약점이 노출되어 버렸다. 그러니까, 지금 1번 후보는 MB에 대한 반대 진영의 아주 깊은 증오(?)를 그대로 감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거다. 평소대로라면 IMF든 뭐든 너끈히 반 이상을 먹는 게 그 쪽 동네인데, 상황이 예전과 너무 달라져버렸다. 물론 이전 정권에 대한 심판 여론은 언제나 감당해야하는 상수지만, 반대 진영의 꾸준한 노력으로 그 상수 자체가 많이 커졌다. 물론 여기에는 언론과 기술 발달 등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봐야하겠지만...

뭐 어쨌든 아마추어 입장에서 이렇게 보는 거고, 대략 내일 밤 11~12시쯤에 윤곽이 드러난다고 하니 소맥 마시면서 개표 방송이나 봐야겠지.

3. <캐쉬백>과 <엘리트 스쿼드>, 그리고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가장 좋았던 건 <캐쉬백>이었고, 가장 안 좋았던 건 <엘리트 스쿼드>였다. <캐쉬백>은 독특한 아이디어와 예술가적 감성으로 포장된 예쁘고 현실적인 사랑 영화였는데, 조금 투박했지만 그래도 인간 군상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유쾌하게 풀어낸 게 좋았다. 지겹지도 않았고. 그런데 문제는 <엘리트 스쿼드>, 조금 잔혹하긴 하지만 화려함, 아니면 철학 또는 현실감 어디에도 주안점을 두지 못했다. 좀 더 디테일하고, 덜 감정적으로, '체계'를 파헤쳤다면 엄청 좋았을텐데, 물론 그러면 흥행이 안되었을 것 같기도 하다만, 전형적인 영웅주의 영화 같아서 마음에 안 들었다. 어느 한 인간의 선의에만 모든 걸 기대하는 이런 인식, 궁극적으론 효율이 없다고 본다. 하고 싶었던 말이 뭔지 알 수 없었던, 그런 영화. 지나치게 나이브하다. 마치 선거가 다 됐는데 '투표 독려는 좋은데 네거티브는 하지마ㅡㅜ'라고 하는 느낌. 이에 대해 이대 나온 정마담이 마지막 도박장에서 호구에게 한 말을 인용하고 싶지만 참는다. 참고로 정마담도 틀렸지만, 호구는 아에 문제 자체를 읽지 못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팅커...>는 인상적인 영화였지만, 마치 <007: 스카이폴>처럼, 이전 시리즈를 모르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꽤 많아서 좀 아쉬웠다. 뭐, 그 자체로 괜찮은 영화였다고 보지만, 아쉬운 게 남으니 차라리 안 보는게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