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무엇을 할 것인가 trifles

지난 주말, 건강검진을 위해 상경하셨던 어머니가 내려가신 후 다시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며칠 째 하고 있다. 지난 주 내내 일반적이었던 나의 생활패턴이 다시금 바뀌게 된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다. 지난 주 금요일부터 시작한 헬스에서 가슴운동을 처음 해서 그랬는지 낮에도 무척 피곤했다. 누우면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그러다가 어머니께서 내려가셨고, 계속해서 잠을 자던 나는 어머니를 자면서 배웅했다. 그렇게 자고 일어나니 결국 어머니가 내려가신 바로 그 날부터 지금까지 낮과 밤이 바뀌었다. 

해서 오늘은 잠을 자지 않을 작정이다. 배가 고프니 일단 뭐 좀 먹고, 아침 아홉 시가 되면 동민이에게 오늘 수업할 시간을 묻는 연락을 할 것이다. 연락을 한 후에는 청소를 할 것이고, 눈을 좀 붙일 것이다. 

그런데, (뜬금없지만) 지금 내 학점은 2.98인가 2.88인가 정도 된다. 4학년2학기가 끝난 지금, 내 학점은 그렇다. 계산을 해봐야 하겠지만, 아마 이번 학기는 전공 재수강 하나에 남은 3학점을 더해 총 6학점을 들어야 할 것 같다. 그러면 겨우 3점을 넘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제 대학교 친구들을 만나서 내 이런 현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솔직하게'라는 표현에 강조를 한 이유는, 내 솔직함을 강조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실제로 전혀 부끄럽지가 않기 때문이다. 대책없는 자신감이고 '정신승리'(루쉰)일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바라보는 '가장 현실적인 것'이란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스펙'에서 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농구에 비유하자면 야투시도율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야투성공횟수만 기준점으로 잡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의 스펙은 결국 무너져 내리고 있고, 앞으로도 더 무너져 내릴 것이기 때문에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니다. 

정작 내가 '솔직하게'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이것이다. 난 정말로 무엇을 해야할지, 그리고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을 말했기 때문이다. 어이, 당신들은, 그걸 알아? 물론 누구나 예상하겠지만, 아무도 몰랐다. 그래도 굳이 내 비루한 누적평점을 꺼내면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나 스스로 그러한 인생의 대주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뭐 스펙이 좋든 나쁘든 '누구나 그런 고민을 하겠지'라는 위안도 받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오히려, 내 처지에 대해 더 걱정이 안되는 이유는, 이렇게 사지로 몰려야 뭔가 극적인 한방이 나올 것도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극적인 한방이란 '당장은' 금전적인 그것이 아니다. 그것이 금전적이든, 명예든, 자아실현이든, 어쨌든 뭔가가 극적으로 변할 수 있는 '확률'을 가진 하나의 '계기'로 기능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난 무엇을 하게 될까. 남이 쉽게 예상하는 것은 싫은데.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직업이라도, 나 스스로 뭔가 긍지를 갖고 하는 일을 하고 싶은데. 안정적인 소득, 내 레벨에 맞는 배우자, 값 비싼 교육을 시킬 수 있을 정도의 미래 따위는 다 제쳐두고, 일단 몇 년만 매몰되어 살 수 있을만한 일을 하고 싶은데. 

그래, 난 무엇을 하게 될까. 잘 모르겠다. 어쨌든 오늘 밤엔 꼭 잠을 자고 내일부터 며칠 뒤에 있을 토익 공부를 해야겠다(일단). 그리고 수강신청이 언젠지는 모르겠는데, 좀있다 알아봐야겠다. 사요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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