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실패로 끝난 첫 연애[2-1] love affair

고등학교 1학년 때, 내가 배정된 반에는 내가 원래 알던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 같은 학교로 진학한 친한 친구가 두 명 있었지만 모두 각기 다른 반으로 배정된 것이었다. 나는 2분단 뒤에서 두 번째 자리에 앉았고, 그렇게 고등학교 1학년 생활이 시작되었다. 

계속해서 짝이 바뀌는 처음 몇 일 동안, 나는 내 뒤에 앉아있는 두 친구가 정말로 재밌는 친구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친구 두 명은 맨 뒤에 앉아서 맨날 시덥잖은 이야기만 나누고 있었다. 정말 사소한 이야기, 쓸데 없는 이야기,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차라리 잠이나 잘 것이지. 

그러던 어느 날 그 두 친구가 나누는 이야기가 나에게 들렸다. 그 친구들은 지난 주말, 절단기를 사용하여 동네를 돌아다니며 자전거 여러 대를 훔쳤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 역시 중학교 때는 자전거를 타고 다녔기 때문에, 자전거에 흥미를 가진 아이들이란 충분히 익숙했고 그럴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정작 내가 빵 터진 것은 그 다음 이어진 이야기였다. 그들은 그렇게 훔친 자전거를 이용하여 큰 길로 나가서, 지나가는 여자들의 가슴을 상습적으로 만지고 튀었던 이야기를 했다. 먼저 변X수가 앞장을 서면서 대상을 물색하고, 대상이 정해지면 뒤에서 다가가 가슴을 치고(만지고) 전속력으로 페달을 밟아 도망간다. 놀란 여자가 도망가는 변X수를 보고 조금 안심할 그 타이밍에 이X충이 다시금 가슴을 치고 도망가는 것이었다. 

낄낄대면서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그들 앞에서, 나는 정말로 크게 웃었다. 진짜 미X놈들 같았다. 내가 살면서 처음 만난 진정한 꼴통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그렇게 웃는 내가 신기했는지, 어 쟤 웃는다, 이러면서 또 낄낄댔다. 

그러던 중, 정규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2학년 선배들 몇 명이 교실로 찾아왔다. 동아리 홍보를 위해 온 것이었는데, 그 선배들은 자신들의 동아리는 '메아리'(?)라는 여행동아리라고 했다. 선배들이 홍보를 마치고 나가고 며칠 뒤, 내 뒤에 앉아있던 변X수와 이X충은 나에게 같이 메아리에 가입하자고 했다. 나는 언제나처럼 별 생각 없이 예스, 라고 대답했고, 그 이후로 나는 그 두 친구들과 가까이 지내게 되었다. (이들과 관련된 추억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아쉽게도 여기서는 연애 이야기만 하도록 한다.) 

그렇게 대충 여행 동아리를 하며 우리는 다른 학교의 여학생들을 몇 번 만나게 되었다. 같이 여행도 몇 군데 가기도 했고, 같이 놀기도 했다. 그러나 그렇게 가까운 관계는 아니었다. 일종의 남녀칠세부동석인 것 같은데, 그 때는 그렇게 친해지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중 우리는 중X여고 여행 동아리 애들과 조금 친해지게 되었고, 1학기 때는 같이 밀양 얼음골에 있는 계속으로 놀러가기도 했다. 그렇게 추억이 생길 만큼 진득하게 놀진 못했지만, 그 이후로도 그 아이들과 우리들과의 관계는 계속 이어졌다. 당시 유행했던 세이클럽 등의 사이트를 통해 우리는 꾸준히 교류했고, 그 관계는 계속해서 이어지게 되었다. 각기 또 함께 몇 번 더 만났었고, 나는 그 관계 속에서 조X진이라는 친구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게 된다. 

사실 그 친구를 좋아하진 않았다. 다만 인상이 참 좋았고, 변X수 말로는 그 아이는 얼굴도 작고 몸매가 나올 데 나오고 들어갈 데 들어가서 참 이쁘다고 했다. 그리고 만나보라고 했다. 나는 어느 날 저녁 그 아이에게 찾아가 사귀자고 말했고, 그 아이는 다음 날 예스, 라고 말했다. 그렇게 나의 실질적인 첫 연애가 시작되었다. 

솔직히 사귈 때 가장 큰 고역은 역시 아랫도리 관리였다. 지금까지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사실 이것 밖에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참 힘들었다. 그 아이의 손만 잡아도 아랫도리에는 반응이 왔고, 그 아이와 옆에 앉아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럴 때마다 다른 한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관리(?)하곤 했다.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끓어오르던 시기, (하지만 전에 말했듯 이 지면에 그런 이야기는 되도록이면 하지 않겠다) 너무 육체적이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그 아이를 이해하기가 참 어려웠다. 지금이야 당연히 세상 돌아가는 것도 알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 같은 것도 당연히 하지만, 그 때는 그러지 못해 그 아이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적이 참 많았다. 전화를 1주일 째 하지 않거나, 기념일을 챙기지 않거나, 하는 그런 거. 그 나이 때의 그 아이가 얼마나 상처받았을지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곤 한다. 

억지로 에피소드를 머리에서 끄집어내려니 솔직히 기억나는 것도 별로 없다. 다음 장에 계속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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